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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미디어 2.0 - 2.0의 환상부터 깨자

미디어 2.0 :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
명승은 지음   2008-03-28
진화하는 미디어 전반에 대해 다룬다. 과연 변화가 새로운 것인지, 기존 미디어와는 어떠한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지를 실험적인 블로그와 기업의 사례로 탐구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과 그에 대한 대응 전략을 이야기한다.

미디어 2.0 !! 웬지 근사한 단어, 2.0 !!
2.0만 붙이면 뭔가 새롭고 쌔끈해보이는 시기는 이제 지나버렸다고 하겠지만, 2.0은 여전히 근사하다. 게다가 흔하디 흔한 웹 2.0도 아니고 미디어 2.0 아닌가. 그런데, 진짜 그런가?


[바야흐로 2.0의 시대]



저자는 이책의 시작을 미디어 2.0 시대 열리다 라는 선언으로 시작한다.(1장 제목이 그렇다는 말이다) "그렇지, 시작부터 본격적으로 복음이 전파되려나 보다." 하는 독자들의 기대, 나도 그랬다.

그런데, 읽다보면 어느새 2.0 보다는 1.0 이야기가 슬금슬금 고개를 든다. 저자 스스로 1.0 출신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1.0에 비판의 칼을 세우긴 하지만, 그들의 고민과 어쩔수 없는 부조리를 인정하는 듯하기도 하다. 그런 혼란은 그런데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 일수 있겠다. 


   
  미디어 2.0 시대의 소비와 유통, 그리고 생산의 주체자로서 시민 사회가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지를 알려면 기성 미디어, 미디어 1.0 세력들의 움직임을 알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파워블로거인 저자의 책을 읽으며 "블로그가 모든 미디어의 대안이다" 같은 결론을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면 아마도 "역시 그랬군" 하며 적당히 긍정하거나, 어쩌면 혀를 찼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책은 적어도 그런 식의 마케팅 용어로 점철되는 트렌드서는 아니다. 저자가 간직한 미디어 1.0 업계 시절의 치열한 고민과, 새로운 매체로서 블로그를 실험하는 동안 얻게된 통찰력이 더해진 깊은 맛을 느끼게 해주긴 할 지라도, 그를 무기삼아 독자를 선동하거나 '블로그가 답이다', 또는 '뉴미디어만이 대안이다' 라는 식으로 부추기지 않는다. 


 
  미디어 2.0의 세력들은 미디어 1.0의 대체제로 충분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미디어 2.0의 세력은 미디어 1.0 세력의 보완재로 더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의 말은 대책없는 외침이 아니라, 솔직하고 담백한, 그렇지만 통렬한 자기반성에서 시작된다.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내가 곧 미디어라는 출발선에 있어야 한다. 미디어가 나를 바꾸는 시대를 넘어 내가 바뀌어 미디어 전체를 바꿀수 있다는 희망은 여전히 유효하다.(중략) 이는 민주주의가 끊임없이 서로의 주장 속에서 절대선이 아닌 최선을 선택해가는 과정과 닮았다고 본다.  
   
이책은 나를 가슴 뛰게 만들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당장 미디어 2.0의 세계에서 당신도 뭔가를 이룰수 있다는 핑크빛 희망을 안겨주지도 않는다. 그러기엔 전술한바와 같이 저자의 이야기들은 너무나도 현실적이며, 또한 지나치게 차분하다.

그런데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그 조용한 저자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울림이 크다.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저자의 고민은 잘 숙성되어 있고, 그리하여 잘 읽힌다.(개인적으로 잘 읽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별이 한개 정도 왔다 갔다 하는 편이다). 

글쎄, 미디어나 매체에 대한 고민이 낯선 (나 같은) 독자의 눈높이에는 인터넷, 특히 블로그로 촉발된 미디어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될거란 기대이다.

이런 책이 있어 2.0의 물결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