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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정도면 됐지? 유럽의 맛을 찾아 떠난 민희, 그리고 치즈


 
민희,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 - 파리 뒷골목 치즈 가게에서 스위스 산골 농장까지
이민희 지음   2007-06-20
그저 치즈가 좋으니 치즈를 많이 먹는 유럽으로 가서 치즈 가게를 찾아다니며 구경해야지 하는 단순한 바람에서가 아니라, 치즈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경험하여 그에 대한 책을 쓰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시작한 여행의 풍광을 담았다.






  한줄평: 누구나 떠나는 여행, 즐거움을 쫓기보다는 맛과 문화를 찾기 위해 지도를 펼쳤다


배낭을 메고, 유럽의 유레일 패스를 가슴에 안고, 수십 시간 이상의 비행기와 기차, 버스를 타고 많은 이들은 7~8월에 대한민국의 머나먼 서쪽으로 떠납니다. 바로 유럽이지요.

오랜만의 서평을 남기는 저마저 유럽에 대한 동경이상의, 여행 후유증을 가장 크게 안겨준 유럽은 많은 것을 가르쳐준 `고마움의 징표’라고 해야 할까요? (국토대장정을 통해서 한반도를 밟아본 후 떠난 유럽, 저에게는 그러했습니다. 아직 유럽을 못 가신 분들께는 꼭 한번쯤 가보실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여행은 자신을 일깨워주는 스승이라고 해야 할까요? 도시의 삶에 지쳐, 반복되는 일상에서 허우적 되는 우리들을 잠시나마 탈출시키는 비상구라고 해도 무난할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여행이 스스로를 위한 탐구와 관찰, 그리고 한 여성을 `저널리스트’라는 임시명찰을 달게 하고 “치즈” 아이템에 푹 빠지게 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이민희, 원래는 공학도를 꿈꾸던 도시인이었습니다.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치즈”를 관찰하고, 맛보고, 깨닫게 되면서 그녀는 “치즈”가 숨쉬는 유럽으로 떠납니다. 그것도 다름이 아닌 프랑스와 스위스로 말이죠.

가진 것은 치즈를 찍을 사진기, 지도, 푸조에서 리스 받은 자동차와 자동차키, 그리고 젋은 자신 밖에 없었던 때였습니다.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기 보다는 헤쳐나가야지 하는 자신감과 벅찬 기대가 그녀를 더욱더 용기있게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직 배운 것은 불어 몇마디, 치즈에 대한 사전 정보 몇가지 뿐이었지만, 그녀가 이동하는 곳곳마다 “치즈”를 보고 배우러 오는 “치즈 만학도”에게는 큰 선물과도 같았습니다. 


일반 우리들이 시중에서(한국을 말합니다.) 접하는 모든 치즈들의 원산지인 유럽, 유럽을 상징하는 아이템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유럽의 문화를 이끄는 근본적인 힘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한국을 이끄는 힘은 “된장”과 “고추장”이라 어머니 세대, 아버지 세대는 말하곤 합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한국은 “장”문화를 통해서 컸다고 합니다. 유럽도 또한 “맛”의 기본인 “치즈”가 유럽의 문화와 장인 정신, 그 나라의 농축산업을 이끄는 힘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저자 이민희씨는 말하고 싶었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하는 말이 이 책에서 마저 `보이지 않게'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한 덩이의 치즈”가 나오기 위해서는 농부들의 힘든 고충이 흐르게 마련입니다. 저자는 직접 `치즈’가 우유로부터 탄생하여 커가는 과정, 그리고 숙성되면서 제대로 된 성인의 모습이 되어가고, 사회로 나아가는 장면에서 `치즈’의 일생이 곧 유럽인들 삶의 문화라 강조합니다.

   
  부드러운 크림으로 가득한 바농 치즈와 인심 좋은 빵집 아주머니가 쥐여 주셨던 바게트로 점심을 먹으며 나는 언제 다시 찾을지 모르는 프로방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한껏 여유로운 오후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프로방스: 프랑스 남동부의 옛지명
 
   

맛을 모르면, 그 나라의 문화를 모르듯이, 타지에 가면 그 곳의 음식에 사람은 매료되고 흡수되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이치를 우리들에게 책을 통해, 활자를 통해, `민희,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 속에 숨겨진 100여장에 걸친 모든 사진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조: 네이버 책 정보민희,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 

프랑스의 조그마한 시장에서 느꼈던 한 할머니의 치즈에 대한 따스함과 사람 냄새를 시작으로 스위스 산꼭대기 정상에서 마주쳤던 프로마주(치즈 농가를 일컫는 말)에서 마주친 치즈 제조에 10여 년 이상을 즐기고 계신 아저씨의 환한 웃음속에서는 “사람”을 전하고 “문화”를 안겨주고 싶었던 것을 확연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짚어 들고 느꼈던 순간, 그리고 마지막에 “여행을 마치며”로 그녀가 남겼던 몇 줄의 `눈물’ 감춰진 탈고 글들 보면서 가슴속에서 아무도 모를 “여운과 감동”이 전해졌던 것 같습니다.

   
  모든 여행이 끝난 뒤 가장 긴 여운을 남겼던 건 그 어떤 멋진 풍경도, 그 어떤 힘들었던 기억도 아닌, 저녁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지는 해를 마주하고 하루를 정리하며 보낸 휴식의 시간이었다. 그때 만큼은 내가 무언가를 찾아 종일 헤매 다니는 작달만한 동양 여자아이가 아닌 자연 속에서 같이 숨 쉬는 작은 나무였다.  
   

이 책을 읽을 분들 위해, 읽은 셨던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가슴 따뜻해지는 여행을 찾고 싶으시다면, 나에게 위안을 주는 “테마”를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무언가를 남기기 애쓰기 보다 자연스럽게 문화를 알고 깨닫는 자아성취의 노력이 필요한 여행을 찾아보세요.

마음의 빈 여백을 채우는 것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여백에 지워지지 않을 기억의 습작을 남기는 것은 쉽사리 되지 않습니다. 떠나보세요. 그리고 느껴보세요.

`민희,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와 함께한 며칠이 참으로 행복했던 새우깡소년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참조) 본 "민희,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는 최근 포스팅 된 문화 컨텐츠 동영상 블로그 "Talk2Man" Episode #2에서 첫번째 책소개로 간단한 책 소개가 되었습니다. 관련 영상을 하단에 첨부하며, 추후 포스팅 될 서평의 책들에 대한 소개를 미리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 인트로 후 첫번째 Scene에 공개)

*Firefox 또는 Safari, Opera에서 하단의 플레이어가 보이질 않을 경우, Vimeo 링크를 사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