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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랑, 끝내 지켜주지 못한 그녀의 이야기. 그리고 남자

 
남자의 부드러움
시모네타 그레지오 지음, 백선희 옮김   2008-06-13

작가의 첫 소설로 출간 당시 프랑스 문예지 「리르(Lire)」의 ‘올해 최고의 책’ 20권에 선정된 책. 자신의 욕망에 당당했던 한 여인을 통해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재발견해내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여든일곱 살의 포스카와 서른을 갓 넘긴 콩스탕스. 그들의 세대를 초월하는 우정과 솔직한 사랑 이야기가 남프랑스에서 망통을 거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 이르는 아름다운 지중해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부제: 모든 이야기가 허구일지라도, 우리들은 사랑을 말하고 결국 남자와 여자에 불과하다.

시모네타 그레지오(Simonetta Greggio), 이탈리아 출신이자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기자로 활동. 결국 그녀만의 첫 소설이 태어나고 프랑스 문예지 "리르(Lire)"에서 선정한 "올해 최고의 책"을 쏟아내면서 각광 받게 됩니다.

아무도 그녀가 이렇게 사랑에 대한 진솔한 고백 이상의 솔직 대담한 이야기를 해낼줄은 몰랐었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허구이겠지만, 그녀의 태어난 배경은 "남자의 부드러움"을 통해서 두 여인이 등장하며, 자신의 삶을 그려준 프랑스와 고향인 이탈리아를 이동하게 됩니다.

사실 이책을 "신간소설" 코너에서 처음으로 손에 쥐었을때는 반신반의한 "책 제목"을 가진 신생아를 얻는 기분이었습니다. 

바로 책의 추천 서평에 있었던 아래의 글이 큰 자극을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남자의 부드러움"은 사랑과 인생에 대해, 부드러움과 욕망에 대해 이야기 한다. "당신의 친구들을, 연인들을 사랑하라. 있는 힘껏 사랑하라. 당신안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거기 쏟아부어라."

이 같은 소리에 어찌 저항할 수 있겠는가?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당장 이탈리아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아주 아름답고, 잘 쓴 소설이다.

-Florinette 프랑스 <아마존> 독자 서평
 
   
아마존 독자 서평이 주는 메세지는 잔잔한 물결을 주는 듯한 느낌이랄까? "당신의 친구들을, 연인들을, 당신안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사랑은 자신을 더욱 사랑하는 것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 합니다. 자신안에 있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 진솔한 사랑을 얻는 지름길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지난번 서평에 이어 이번에는 프랑스가 배경이 되고 이탈리아가 덩달아 배경이 되어 주었습니다. 프랑스적인 감성이 소설로 나오게 되면서 관능적이고 육감적인 글들이 책안에서 쏟아져 나오게 됨에 따라 책안의 분위기에 금방 취해버리게 만듭니다.

이 책속의 주인공 포스카와 콩스탕스의 여행은 두 여인의 사랑이야기와 남자에 대한 갖가지, 수많은 거침없는 풍자로 글이 이어져 갑니다. 어떻게 보면, "남자의 부드러움"안에는 여성이 말하는 이 시대의 온갖 남성들의 좋고 나쁜 점들이 그대로 묻어져 나오는 수필 형식의 글과도 같습니다.

일기 방식의 서술 방식도 나름대로 즐길 내용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이야기를 기행문 방식으로 하루하루의 짧은 기록으로 포스카와 콩스탕스의 행동 하나하나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의 미덕은 남자란다. 나의 리듬도 남자이고,

남자들의 부드러움이지.

다만 그럴 가능성을, 그럴 권리를 남자들에게 줘야 하지.

남자가 된다는 건 무척 힘든 일이야.

그래서 그들은 부드러움을 감추는 거란다.
 
   

언젠가 부터 일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들의 거침없는 질주에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역사를 책속의 매혹적인 문장으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과의 육체적 만남이나, 정신적인 교감은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결합인 것처럼 서사적으로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 남성과 여성의 시대적 교감은 부드러움의 차이, 즉 여성에 의해 남성은 그 부드러움을 감출수 밖에 없고 억지로 밖으로 표출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여성의 이끌림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포스카와 콩스탕스의 여행속 이야기로 오랫동안 나타내주고 있는 것입니다.

철학적인 이해가 뒤따라야 하는 어려운 내용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깨달아야 하는 것은 "교감"이라는 단어입니다.


   
  네 본능을 믿으라는 말밖에 못하겠어.

왜냐하면 네 몸이 네 이성보다 더 많은 걸 알 테니까...
 
   

프랑스 소설은 한국인의 정서와 어느정도 일치해 가는 것 같습니다. 유교사상에 정신적으로 억눌린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여성'의 시각을 좀더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지극히 드문, 배울 것이 많은 "교감"과 "사랑"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해 느낄 수 있는 허구가 깃든 "남자의 부드러움"이었습니다.

*본 "남자의 부드러움"은 7월 4주에 소개될 Talk2Man Episode #6에서 책 소개 및 리뷰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