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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さよなら、いつか。'안녕, 언젠가'

사랑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준 책

안녕, 언젠가
츠지 히토나리 지음, 신유희 옮김   2007-10-19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2001년 작. 철저한 계산에 따라 인생을 살아왔지만 마음만은 계산할 수 없다는 것을 몰랐던 남자 유타카와 넉 달간의 추억만으로 평생을 산 여자 토우코가 두 주인공이다. 사랑받는 것과 사랑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인생에서 갖는 의미를 이야기하는 소설.

"왜 그래요?"

"아니, 그냥, 잠깐 이런저런 옛날 일을 떠올리다 보니 가슴이 벅차서"

"마치 고등학생처럼?"

"생에 최고의 나날이었어요."


"그래요, 최고의 나날이었어요."

"그런 일은 그 후,두 번 다시 없었어."

"으응, 나한테도 없었어요."

"그 말도 안되는 나날."

"막무가내였죠."

"사랑하고."

"......사랑받았어요.."

삶의 마지막을 향하면서 인생을 걸어 '진정으로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과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곧 꺼질 인생이라도 얼마나 행복할까 라고 생각해봤다.

 
자칫 생각하면 한편의 불륜 드라마로 보여질 '안녕, 언젠가'는 사랑과 처세 사이에서 갈등하던 한 남자의 인생과 그 남자에게 사랑받았던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태국, 오리엔탈호텔, 황금 침대 그야말로 오리엔탈하고 몽환적인 영상으로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감정에 대한 행복감과 화려함을 표현하고 있는 이 책은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책이다. 

 
내게 토우코는 아니지만 3년이라는 시간동안 사랑하고 또 사랑 받았던 한 사람이 얼마전 내게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통보를 했다. 아니 그 말을 듣기 이전에 놀랍게도 내게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 느끼게 하는 사람이 생겼으니 우리는 비긴셈이었다.

젊은 혈기에 세상 모든걸 던지고 사랑할때는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 행복하지 못한다'면 '행복한 곳으로 보내줘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었다. 그저 노력을 조금 더 한다면 지금의 힘든 시간들은 사라지고 행복감이 찾아올 것이라고 막연하게 기대하면서 그렇게 서로에게 희생을 강요해왔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서로를 위해서 했던 그 희생이 '스스로에게는 고문'이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사랑한다면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이 맞는다면 희생이 아닌 배려를 통해서 서로를 낮췄을 것이라는 생각과 어쩌면 사장이라는 직함까지 올라가야 했던 한 남자의 야망처럼  '근사한 상대'를 놓치기 싫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


나 혼자만의 사랑하는 감정으로 상대방이 나와 진정 행복한지를 보지 못하는 일방적인 사랑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나에게 너무나도 열심히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 앞에서 네 사랑은 작은 것이라고 무시하는 거만한 사랑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좀 더 나은 조건, 좀 더 나은 상황, 좀 더 나은 외모를 찾으며 현재의 사랑을 만족하는 사랑을 하고 있을까?

 

 

안녕, 언젠가

 

영원한 행복이 없듯

영원한 불행도 없는거야

언젠가 이별이 찾아오고, 또 언젠가 만남이 찾아오느니

인간은 죽을 때,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거야

 

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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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언젠가

 

영원한 행복도,

영원한 불행도.

 

진정 우리가 사랑한다면 아무런 의미 없는 이야기들

 

'영원함'을 꿈꾸기 보다는,

'하루 하루에 충실한' 사랑을 하고 싶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겸손하게 사랑받는 사랑의 자세.

 

언제나 먼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나에게

2008년 4월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과 자세를 가르쳐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