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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모두가 행복한 작은학교 이야기

너무나도 많은 눈에 한동안 온 세상이 파묻혔던 지난 1월, 외출했다 돌아와서 현관에 도착하니 큰녀석(이제 8살 되었네요)이 "아빠 나 밖에서 놀다 와도 돼?" 합니다. 원래 혼자 놀이터는 좀 다니긴 했지만, 눈도 왔었고 날씨도 추우니 놀이터에 누가 있을리가 없지요. 또래 아이들은 학원에 가질 않으면 만나기도 힘들고.. 좀 많이 심심했나 보다 싶어 그러라고 했습니다.

한 삼십분을 소식이 없길래 아내가 찾으러 나갔는데, 마침 녀석은 그사이 초인종을 누릅니다. 옷갈아 입는것을 도와주며 뭐 했냐고 물어봅니다. 
"우리집 뒤에 테니스장에 가서 눈 위에 누워있었어"
"어땠어?"
"푹신푹신 하고 좋던데? 재미있었어"


아, 이제 8살이어서 학교에 가야 하는데, 이런 녀석을 선행학습을 위한 학원에, 영어에 태권도에 피아노에 이리 저리 돌릴수가 없습니다. 도시안의 학교에서 친구보다는 경쟁자를 가려야 하는 환경속으로 내몰기가 너무 미안합니다.

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작은학교교육연대 (우리교육,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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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런 생각을 가진 학부모와 선생님들을 위한 책입니다. 지난 2000년 초반에 시작된 작은학교들의 애틋한 성공스토리가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에 그날로 주문을 했었죠. 참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시골의 작은학교들]

그런 학교들이라면 아이들이 충분히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벌써 이렇게 유명해진 학교들은 전입학이 힘들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으니 주변에서 그런 작은학교를 찾아 바꿔 보라는 그곳 선생님들의 말이 귓속을 울립니다.

 
[작은학교에선 이렇게 선생님과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게 가능합니다.]

한가지 명심할것.
절대 쉽지 않더라는 겁니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 최소 1년에서 몇년 동안은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 끼리도 때론 반목과 갈등이 생기더라는 겁니다. 그 과정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사람을 보듬어 안은 사람들에게만 행복한 교육이 새알처럼 자리잡는걸 허락하는것 같습니다.


추신.
지난 반년여 동안 주말마다 경기도의 작은학교들과 시골마을을 돌아다니던 노력이 결실(?)을 보았습니다. 너무도 마음에 드는 작은 마을에 시골살이를 시작할 새집을 구했네요.
 
다가오는 새봄이 기대되면서 떨리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레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