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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2008년... 경제를 읽어볼까요?

2007년 나름대로 경제신문도 읽고, 재테크책도 읽으면서 웬지 뒷북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곤 했습니다. 이미 일어난 사실에 대해서 왈가왈부 해봐야 결국 앞으로의 시장상황에 대한 분석의 몫은 남겨지는 것이었죠. 물론 신문에서 가끔씩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예측을 보여주지만 이게 또 일관성이 없이 같은 신문의 같은 코너임에도 불구하고 전부 제각각 입니다. 

경제를 읽는 기술 - 투자의 맥을 짚어주는 경제흐름 읽는 법
조지프 엘리스 지음, 이진원 옮김, 김경신 감수   2007-03-15

결국 재테크 라는것이, 그리고 경제라는것이 과거의 현상을 가지고 미래를 읽으려는 시도가 빠질수 없겠죠? 네, 저 그런 얇팍한 의도에서 이책을 들었습니다. ^^;; 

'경제를 읽는' 기술이라니.. 참 솔깃하죠?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이책을 읽고나서 얻은 소득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경제지표들은 특성상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표와 과거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후행 지표로 나누어 진다는 지식을 얻은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표현하니 상당히 건조한데, 사실상 신문에서 가끔씩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지금의 상황인지 아니면 앞으로 있을 상황인지만 안다고 하더라도 투자의 맥을 짚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것입니다. (예를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경기의 선행지표라고 알고있는 실업율이 이책에 따르면 후행지표라고 합니다. 상식이 잘못된 경우에 해당하겠죠)

 
[ 실업율은 경기 후행지표 ]

또하나는 그런 지표들을 통해서 경기하강기 또는 경기침체기의 특성을 주식시장과 엮어서 보는 부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재미삼아 우리나라의 현재 주식시장상황과 지표들을 엮어보다보니, 보는눈이 업그레이드 되는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억측과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제 섣부른 판단은 마음속에만 담고 있겠습니다. ^^ ) 

아쉬운점은 미국의 사례이다 보니 우리나라의 통계지표와 조금씩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저처럼 떠먹여주길 원하는 독자들은 손수 경제지표를 찾아헤매야 하는데, 그게 또 쉽지가 않습니다. (한국은행,통계청 등등)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야 있나요. 길을 가다보면 자연스레 터득될거라 편안하게 생각하고 다음 책으로 넘어갑니다. 

경제학 프레임 - 세상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
이근우 지음   2007-11-30


이책은 난상토론회에 후원품으로 받은 '비매품'입니다. 난토 1부행사만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기차를 예약했던터라 오랜만에 조용한 기차안에서 책을 읽는 호사를 이책과 함께 했습니다. 최근의 출판유행을 볼때 저는 또하나의 ~~경제학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자가 매일경제신문 기자네요. 네 그렇습니다. 이책은 자본주의 또는 시장주의자, 그리고 좀더 크게는 신자유주의 시장이론을 신봉하는 현직기자의 이야기 입니다.

따라서, (매일경제라는 매체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너무나 당연하게도 주요 내용중 눈에 들어오는것은 사회 기득권측에서 바라본 참여정부 정책실패들, 그리고 종부세의 비시장성, 게다가 대입제도에 까지 시장이론으로 바라본 비판의 칼을 들이댑니다. 최근의 민감한 분위기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진행형의 사실들에 대해서 이런식으로 결론짓는것이 불편한 분들은 조용히 책장을 덮는게 좋을것 같습니다(저는 꾹 참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 )

하지만 이책의 가치를 폄하할 필요까진 없겠죠. 이책은 게임이론에서 레몬시장이론까지, 방대한 경제학 이론들을 가장 최근의 사례를 통해서 인용하고 소개합니다. 당연히 번역서가 아닌만큼 그 사레는 친숙한 경우가 대부분이니,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재미도 있고, 정권교체시기와 맞물려서 기득권측(적어도 매일경제신문의 기자이니)에서 원하는 정책변화가 어떤 부분인지도 알수 있도록 해줍니다.

또하나는 그 경제이론의 소개와 함께 무수히 많은 책들을 소개한다는 점입니다. 저도 이책을 읽으면서 따로 메모한 책들이 6권쯤 될 정도로 읽어보고싶은 욕심이 날만한 책들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저는 별점 하나를 더 줍니다. ^^

판단은 달라지겠지만, '재미'는 있는 책이어서 두께와 관계없이 잘 읽힙니다. 또한 무수히 많은 정책 비판의 칼날에 따르는 대안이라는 것이 하나같이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라' 는 것이어서 아쉽긴 합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2007-10-10


친 시장적인 책을 읽어봤으니 이제 그 반대편의 책도 읽어야 겠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경제학이 아닌 나쁜 사마리아인들 입니다. 이책에서 말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 이란, 개발도상국들에게 시장개방과 상호평등에 입각한 자유무역을 요구하는 무리들을 일컫습니다.

저자는 신자유주의의 선봉장인 미국조차도 그들이 식민모국인 영국과 유럽에 대항할수 있을때까지 매우 엄격한 외국인 투자규제를 유지했으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세율을 유지했다고 역설합니다. 이를 통해서 1920년대까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룰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더불어 영국도 마찬가지이고, 스위스와 같은 선진국은 특허제도를 무시하기도 했으며(심지어 미국도) 일본은 1963년까지 외국인 소유권이 49%로 제한되었음을 상기시킵니다.

더불어 대만과 우리나라처럼 일반적으로는 무역을 통해서 경제발전을 이룬것으로 알려진 나라조차 알고보면 강력한 자국 산업 보호조치와 관세의 울타리 안에서 경제성장의 토대를 닦을수 있었음을 과거의 시기별 경제성장율을 근거로 말합니다. (적어도 IMF라는 강제적인 개방 이전의 GDP성장율과 이후의 성장율(특히나 고용없는 성장)은 분명 차이가 있죠)

저자가 이야기 하고픈것은 현재 아프리카나 아시아 및 남미와 같은 보호가 필요한 나라들에게 선진국과 IMF나 세계은행들이 주장하는 완전한 시장개방은 재앙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동등한 수준의 경쟁이 되지도 않거니와 관세와 자국산업보호 아래서 발전한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의 발전을 가로막는 '사다리 걷어차기'임에 다름 없다고 합니다. 

낭만적인 반 세계화 시위장면 
[너무나 낭만적인 반세계화 시위모습]

자 그렇다면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나라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어떻게 피해갈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당당히 시장에 맞서라고 주장하는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책의 전반에 흐르는 강력한 논조와 너무나도 대비됩니다. 바로 이 책과 같은 옳은 소리를 듣고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정신 차리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최근의 국제정세를 감안한다면 사실 뾰족한 해결책이 나올수가 없겠지만, 이러한 용두사미식 결론은 안타까울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어요. 아 고양이가 아니고 사자나 호랑이쯤 되겠네요 )

자 이제 새해를 맞아 모두 3권의 경제학 서적을 살펴보았습니다. 어떤가요? 경제를 보는 눈이 좀 달라지나요? 첫술에 배부르긴 힘들겠죠. 하지만 한발 내 딛었으니 절반은 성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