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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생각이 탄생하는 순간을 snapshot으로 찍는다면 이럴까?

도대체 언제 어떻게 생각을 탄생시키란 말이냐고요..?

생각의 탄생 - 4점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에코의서재

이 책, 난 질렸다. 
작년 베스트셀러였고, 연말결산 올해의 책에도 여러 번 선정된 책이지만, 난 질렸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 452페이지라는 두꺼움에도 질렸지만, 줄줄이 분석해 놓은 다양한 사례들에도 질렸다. 그러나, 나를 제일 질리게 만든 것은, 그렇게 방대하게 얘기해 놓고도 도대체 언제 어떻게 생각을 탄생시키면 좋을지에 대해서는 얘기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각 챕터마다 어떻게 하면 생각의 도구를 연습하고 향상시킬 지에 대해서 나온다. 그러나, 평소 이렇게만 하면 필요할 때에 창의력이 불쑥 튀어나온다는 말인가? 굳이 생각의 도구를 13개로 분류해서 소개했다면, 언제 어디에서 어느 생각의 도구를 써야 하는지까지 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저자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생리학과 교수)과 미셸 루트번스타인(역사학자)은 공동작업을 통해 천재들이 창조적으로 생각해 내는 순간들을 찾아내고 어떤 식으로 생각해 냈는지 밝히고 있다. 다빈치, 아인슈타인, 피카소, 제인구달 등등. 천재라고 인정받는 사람들이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순간을 연구한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표현처럼 '창조의 드림팀'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점에 있어서도 난 무척이나 아쉽다. 왜 정작 대다수의 독자인 일반인, 학생, 비즈니스맨이 천재성을 발휘하는 순간들은 연구되지 않았는가? 우리가 이 책에서 소개한 대로 연습한다면 유명한 물리학자, 화가, 동물학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일상생활에서도, 업무에서도 창조성은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창조의 순간들은 이 책 이후에 연구될 예정인지 묻고 싶다.

저자들은 창조적인 생각을 탄생시킬 수 있는 도구를 13가지로 분류하였다. 관찰, 형상화, 유추, 놀이, 몸으로 생각하기 등등. 각 챕터마다 13가지에 대한 개념, 사례, 연마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저자들이 밝힌 것처럼 창의력이란 통합력, 즉 종합적 이해력을 말하다. 그래서, 책 후미에서는 전인을 길러내는 통합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아쉬움을 가졌지만 원 제목을 확인한 순간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긴 했다. 원 제목이 'Spart of Genius'다. 즉, 천재성이 팍! 섬광처럼 발현되는 순간을 세밀하게 관찰한 것이다. 따라서, 이런 순간들이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올 지, 다가온다면 순간적으로 우린 어떤 도구들이 자동적으로 활용되도록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결국 난 2007년 올해의 책에도 선정된 "생각의 탄생"에 별 2개 밖에 줄 수 없다.(아마도 이 책에 이렇게 짜게 주는 사람은 나 밖에 없으리라.) 그리고, 저자들에게 묻고 싶다. 생각의 '탄생' 순간을 알려주었으니, 이제 생각의 '적용' 순간을 알려줄 생각은 없냐고...